공연 후기를 남겨주세요 :)

[작품 No Touch] 2011, 노터치 공연을 마치고
댓글 0 조회   24

지난 두 해동안 공감 훈련을 하며, 연극은 '타자에 대한 상상력'이라는 생각이 짙게 들었다.

공감 훈련은 일상 생활에서도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몇 해 전, 한 친구는 내게 '너는 왜 내가 아픈데도 신경쓰지 않느냐'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친구의 그 말이 종종 생각난다.

친구는 내게 '너는 타인의 아픔에 참 무관심하다'고 했다. 이 말이 여전히 아프게 박혀있다.




공감훈련을 하며, 내 안으로만 향해있던 시선이 타인에게도 가닿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턴가 자연스레 저런 말을 하는 저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저 사람의 삶은 어떨까

물음을 품고 상상하게 되었다.

그러나 타자를 상상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공감'이라는 것이 내겐 때로 무겁게 작동하기도 하여,

강하게 밀려들어오는 감정들을 소화하기 버겁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나는 '성폭력을 당한 여학생' 역할을 맡았다.

매번 연습 때마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 장면에 이를 때면, 심각함보다 웃음이 먼저 터져나와

연습하면서 단 한 번도 끝까지 몰입하여 끝낸 적이 없었다.

극 속 인물의 마음에 대해 상상하는 게 어쩐지 힘들었다.

이상하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인물이 가지게 되는 감정의 단계를 말씀해주셔서 이해는 됐지만

내 안에서 그러한 감정들을 실제로 불러일으키는 게 잘 되지 않았다.

이해되었다고 생각한 감정은 머리에서만 머문 채, 도저히 심장으로 내려오지를 않았다. 




공연을 마치고 난 후 든 생각은
내게 그러한 경험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기억들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것과 부인하고픈 강한 마음에서 그러한 게 아닐까 싶다.

여전히 난 받아들이기 힘들다.




무대 위에서 그러한 행동을 연기하고 감정을 표출해내 보이는 순간,

다른 사람들이 '쟤 진짜 저런 경험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것 같아 무섭고 두려웠다. 

만약 정말 내게 그런 닮은 경험이 없었다면, 그래서 저러한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면

그 배역으로 있는게 좀더 쉬웠을까. 잘 모르겠다.




연습 내내 감정선을 모르니 동선도 나오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하지 멍해졌었는데...
공연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대로 한 것 같아서, 그저 다행이지 싶다.




15분 가량의 본 공연을 마치고 무대 옆켠에 앉아 관객-배우가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시간,

그 시간이 강하게 남아있다.
너무 소중한 이야기를 들었고, 가장 아픈 이야기들을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무대 위로 나와 함께 나누어준 관객-배우분들의 용기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과 지지와 용기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 상처를 함께 하고 싶다.





공연의 마지막 장면,

그 무대 위에 앉아 숨을 고르며

짧았던 공연 시간동안 무대 위에서 관객-배우분들이 들려주었던 지난 상처의 시간들을 내 안에 모아 담아보고자 했다.

묻어두었던 내 상처도 함께 담았다. 



주저앉아 있는 상처받은 영혼을 일으켜 세웠던 그 말들이
가장 아팠던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와 치유의 말이었기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과 그로 인해 벌려진 상처를 조금이나마 안아줄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었기를 바라는데...
그렇게 되었을지는 모르겠다.






사실 어쩌면, 내가 가장 많이 위로받았던 것 같다.





이 이야기들을 관객-배우분들과 '나눌 수 있어서' 나에겐 정말 다행이었다.

'나에게도 그건 정말 고통스러운 이야기였어요' 아프게 속삭여주었던 그 목소리의 흔적들이

아직도 내 가슴 속에는 진하게 남아있는 듯 하다.





다음번에는 더 많은 관객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실제이자 허구가 겹쳐져있는 이 묘한 공간 안에서는 안전하게 많이 열어놓으면 열어놓을수록,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음을 다시금 깊게 깨닫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모미나 선생님과 

함께 연습하면서 너무 고생하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전하며, 

다정한 토닥토닥을 ' ▽')/




마지막으로 이러한 연극 형태를 발견한 보알은 정말 천재인 것 같다는 생각도 다시금...  으허허허 @_ @ 




고마워용, 보알느님! (읭?) 





- 클라라

이 게시판에서 최고관리자님의 다른 글
Category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포이에시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